이글을 우리나라에서 알고있는 일본의 오타쿠에대한 편견을 가진분들에게 바치며...
여기에 찍힌 분들을 위해 타 게시판,사이트의 복사, 이동은 절대 불허합니다.
뭐 복사해 갈만한 잘찍은 사진도 없지만요....^^
그럼 부탁드리며...시작하도록 하겠습니다.


이제는 너무도 친근한 아키바. 하루 밤의 꿈이 실현된 곳이다.

그들을 느끼기 위한 첫 번째 뒤늦은 도전
금년 6월, 한국을떠나기 전 일본에 가면 진짜, 반드시 한번 해보고 싶은 일이 있었다.
게임 소프트건, 콘솔이건, 그들과 함께 호흡하면서 밤을 한번 새보고, 이른 아침, 물건을 쥐고 기쁨을 만끽해 보는 일…
2006년 11월 11일 드디어 그 꿈이 실현되었다. 여기는 나의 안식처, 아키하바라, 요도바시-아키바 다.


이들은 그것을 위해 하루쯤 밤새는 건 아무것도 아니라고 생각한다. 물론 나도 같은 생각이다.

11월 10일 20시58분
11월 11일 플레이스테이션3가 발매되는 날이다. 역시 예상대로 수많은 인파들이 매장 앞에서 줄을 서고 있었다.
정보에 따르면, 초기 물량 8만대에서 4만대만 풀린다는 것과, 각 매장당 500대 정도만 가능하다는 것.
교토 Worksop에서 돌아와 도쿄 역에 도착시간이 20시 45분, 아무런 준비 없이 일단 아키바로 뛰었다.


가장 끝부분 인파들, 역시 다양한 유저들이 모여있었다.

11월 10일 20시59분
가장 뒤쪽에 자리를 잡았다. 처음에 사람을 대략 세어보니 300여명 정도였다. 일단 500등 안에 들었으니 안심이다.
나처럼 아무 계획도 없이 온 사람도 있는가 하면, 만만의 준비를 하고 온 사람도 있었다.
매장을 중심으로 좌측으로 디귿자 형태로 돌아서 줄을 선다.


우리를 보며 웃으며 지나가는 사람과 우리들 사이에는 분명 보이지 않는 벽이 존재한다

일본인은 두 가지로 분류된다.
게임기 때문에 밤새는 소수의 사람과, 그렇지 않은 많은 사람 여기에서부터는 ‘우리’라는 표현을 쓰도록 하겠다.
우리는 일본에서는 무척 소수의 부류이다. 보통 남녀노소 누구나 좋아하고, 팔리기도 많이 팔리는 닌텐도 게임기와는
완전 반대 성향을 지녔다고 생각되는 PS유저는 소수라고 생각한다. 그들 중 이렇게 발매 첫날 제품을 소유하기 위해
밤을 새는 사람의 경우는…더욱 소수다.

그들에게 우리는 마냥 신기할 뿐인가?

우리는 일반 대중들의 눈
바로 옆 지하철 역 커다란 창문을 통해 통해 우리를 신기한 눈으로 지켜보는 이들도 있다.
물론 이들도 콘솔 게임을 좋아하고, 많이 즐기는 게이머 일수도 있다. 하지만 그들은 그냥 평범한 게이머일 뿐이다.
우리처럼 발매 당일 날 게임기를 반드시 목숨 걸고(?) 손에 쥐어야겠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분명 아닐 것이다.


외국인의 취재(저 장비값도 만만치 않은 HD-캠이다.) 멀리 길 건너에서도 우리를 관찰(?)하며 즐거워한다

너무도 다른 많은 생각들
일반인들이 우리를 보는 시각은 너무도 다양하다. 일본에 처음 발을 들여놓기 전, 일본에 가면 지하철에서
모두들 PSP나 NDS를 들고 있을 줄 알았다. 물론 우리나라보다는 많지만(특히 NDS의 경우 더 많다.) 만화책과,
일반 책을 읽는 경우가 더 많았다. 콘솔게임의 나라 일본이지만, 그 레벨의 차이는 너무도 확연했다.


우리를 찍는다. 무엇 때문일까? 매스미디어까지 등장 취재 열기가 후끈~

11월 10일 23시06분
여전히 주위에서는 우리를 신기하게 바라보는 사람들은 여전히 우리 주위를 맴돌고, 가끔 이렇게 방송국에서
취재를 나와서 우리를 촬영해 갔다. 뭐 간단한 인터뷰이지만, 취재하는 사람이나, 인터뷰 하는 사람들이나, 그리
나쁜 분위기는 아니다. 간혹 카메라를 무척 회피하는 사람들이 몇 명 있긴 했지만…

내가 40대가 되면 우리 아들과 이렇게 밤을 새울 수 있을까?

아들과 함께
바로 내 앞에 줄 서 계시던 분이다. 초등학생인 아들과 함께 PS3를 구입하러 왔다고 한다. 아버지도, 아들도
게임을 좋아하고, PS3가 좋다는 소문(?)을 듣고 왔다고 하고, 닌텐도 Wii도 구입할 예정이라고 함.
하드코어게이머는 아닌 것 같지만, 하루 정도 아들과 함께 이런 곳에서 밤을 새는 것, 그리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


300명이 아니라 1300명이란다. 대략 난감 -.-

11월 10일 23시53분
직원으로부터 뜻밖의 소식을 듣는다. 매장 안쪽에 줄 서 있는 천명 가량의 사람 들과 함께 지하 4층으로
이동한다는 이야기이다. 매장 안에서 기다린다고???? 순간 불안감이 물밀듯이 밀려왔다. 그러면 대략 1,300 명인데,
각 매장 별로 풀린 물량이 대략 500대 라고 하는데, 이거 어떻게 된 건가?


과연 내 손에 내일 아침 PS3를 손에 쥘 수 있을까?

11월 10일 23시58분
이 이야기를 듣고 매장 안으로 들어가 보았다. 역시 줄 서 있는 사람들이 있었던 것이다. 점원의 이야기로는
대략 1,000명 정도 이고, 지하 주차장에 기다릴 수 있는 공간을 마련했다고 한다.
날씨도 춥고, 길에서 계속 손님을 기다리게 할 수 없어서, 취한 조치라고 한다.


지하 주차장으로 이동 중..한없이 이동할 뿐이다

대이동
다행히 각 매장 별 물품은 정해진 것이 아니라, 점포의 사람수에 비례해서 새벽에 각 점포로 배송된다고 한다.
결국 인원이 많이 모이더라도, 물량 부족은 겪지 않을 것이다. 물론 판매와 동시, 오전 중에 매진 되겠지만,
그래도 일단 기다리면 꼭~ 구입 가능하다는 이야기다. 지하4층 주차장으로 이동이 시작되었다.


종종 가족단위 참가(?)자들이 눈에 띈다

기다리고 줄 서는데 익숙한
천천히 한 두 걸음 씩 이동하는데, 무척 지쳤다. 번호 순서대로, 4열 종대로 천천히 이동해서 결국
지하 4층 주차장에 도착했다. 다양한 그룹이 보였다. 온 가족이 총 출동한 팀도 있었고, 하지만 역시 혼자 이어폰
끼고 말없이 행렬을 따라가는 게이머들이 대부분이다.


와리꼬미를 받았다 내 앞에 천백구십팔명의 사람이 줄 서 있었던 것이다

11월 11일 00시55분
정리권을 받았다. 이제부터 밤샘 시작인 거다. 내일 아침 7시 까지 잘 견딜 수 있을까? 이 표를 받고
기쁘다는 생각에 앞서 약간의 걱정이 몰려온다. 물론 내가 진정 해보고 싶은 일이지만, 이렇게 노숙을 해본 경험이
많지 않아서이다. 물론 그들과 함께 호흡하는 것은 내 일생에 있어서 소중한 경험이지만 말이다…


자~ 이제부터 본격적인 기다림의 시작이다. 모두들 간바레!!!

우리는 특별하지 않다
과연 이렇게 줄 서서 기다리는 사람들이 누구일까? 정말 외계인처럼 특별하고, 이상한 사람들일까? 아니다.
그렇지 않다. 내가 가지고 있었던 고정관념은, 1시간 정도 지나서 모두 사라져 버렸다. 물론 다소 깨끗하지
못한 인상과, 옷차림 일지는 모르지만, 그냥 보통 사람들과 다를 바 없다..


어쩌면 오늘은 게이머들의 축제다. 물론 왁자지껄한 중국인들이 눈에 많이 띄었지만…

오타쿠(お宅 -オタク)들의 틈 안에서
홀로 살아가는데 무척 익숙한 사람들이다. 여기에 모인 1,800 가운데, 약 1/3 가량은 초기 매물의
차액(초기에 대략 두 배, 간혹 세배까지 팔 수 있다.)을 노린 업자이거나, 그와 연관된 사람들, 2/3은
진짜 게임이 좋아서 그것을 사려는 마니아들일 것이고, 그 마니아들 중 대략 10%정도는 게임만을 위해 살아가는
오타쿠일 것이다.
하지만 현재 일본에서 오타쿠의 의미는 정말 많이 좋아졌다고 한다. 아키바의 인상도 무척 좋아지고,
매우 긍정적인 의미로 바뀌어가고 있는 중이라고 한다. 우리나라에서 일본의 오타쿠를 나쁘게 바라보는
시각은 이제 사라져야 한다고 강력하게 말해주고 싶다. 여전히 그들은 진행중인 것이고, 진화하고 있는 중 이라고...


어떻게든 시간은 간다. 기왕이면 재미있게… 가족끼리 포커도 하고 에라모르겠다. 그냥 자자~~~

우리는 이것을 이상하지만 특별한 축제라 부른다
꼭~ 시끌벅적 하게, 뭔가를 화려하게 해야 축제가 아니다. 사람들이 모여들고, 서로 뭔가 공감대가 형성되고,
일정 시간을 함께할 수 가 있다면, 우리는 오늘을 충분히 축제라고 부르고 싶다. 물론 앞서 이야기 했듯이 많은
인원이 업자와 관련된(일부 중국인, 노숙자들)부분이 눈 쌀을 좀 찌푸리게 하지만 말이다…


역시 예상대로 PSP와 NDS/NDSL은 우리들의 친구다. 오늘 같은 날이 그 녀석들의 초-필살기를 쓰는 날이다

11월 11일 01시05분
지하 4층에 내려온 지 한 시간 가량 지났다. 조금 조용한 곳 (그래 봐야, 지하주차장 올라가는 구석진자리)을 찾아서 좀 쉬고 있다. 다들 뭐가 그리 즐거운지, 밤새 게임에 열중한다. 하루 종일 게임하고, 밤새도록 게임하고, 역시 게임의 나라 답다. (본인은 Workshop 때문에 PSP를 가져 가지 못했음.)

줄서기와 줄 정리 하기. 일본이 아니면 절대 이루어질 수 없는 일사불란한 정리시스템(?)을 경험

기다림 속의 기다림
화장실을 가려면 최소 20분에서 30분 정도 기다려야 한다. 주차장 화장실에는 변기가 두 개 밖에 없어, 어쩔 수 없다.
지하 4층에서 6층까지 화장실을 위한 엘리베이터 운행을 시작했다. 물론 많은 경찰 아저씨들의 필사적인
도움이 있었다. 심지어, 엘리베이터에 몇 명이 타야 많이 기다리지 않고, 볼일 을 볼 수 있는가를 서로 무선을
통해 교신하는 그들의 일사불란함, 정확함, 사람들의 질서 의식에 나는 놀랠 수 밖에 없었다. 대단함!!!


내자리.옷걸이(?)도 있고..좋다. / 첫번째사진에 우연히 찍힌 여성과 만나다. 한번 찾아보시라!!! / 수고하십니다. 한 컷 부탁~


11월 11일 01시42분

보통 자기자리를 지키지 않고, 왔다 갔다 방황하는 부류와 진짜 소름이 끼칠 정도로 자기자리를 떠나지 않고
꼼짝없이 기다리는 부류가 있다. 이미 와리코미(정리권)을 받았기 때문에 자유롭게 왔다 갔다 해도 무방한데도…
복지부동이다.먼나라 이웃나라 일본편의 와(和)의 나라내용 보면 어느 정도 이해는 되지만…
정말 이정도 일 줄은 몰랐다.


나름대로 준비를 충분히 해온 커플. 돗자리 위에 얇은 담요, 작은 낚시 의자까지… 부럽다

자신들만의 방식으로
대략 12시간 가량 노숙을 하는 입장에서 어느 정도 경험이 있는 사람들의 경우 충분한 준비를 해온다.
수건, 음식물, 간단히 누울 수 있게, 침구 류, 가벼운 의자 및 아침에 갈아입을 옷가지 등등 특히 옷이 중요한데,
보통 다음날 아침 지하철을 아침에 타기 때문에, 밤샘 후 다른 사람에게 후각적, 시각적인 피해를 주지 않기 위해서…


선두그룹이다. 역시 중국인들 뺴놓고는 전체적인 분위기가 침착하고, 매우 안정적(?)으로 보인다.

선두 그룹
이쪽이 선두 그룹이다. 푯말을 들고 서있는 경찰아저씨는, 카메라를 들고 가면 자리를 알아서 피해준다.
왜냐하면, 저 아래 앉아 있는 사람이 이치방(1번) 대기자 이기 때문이다. 저 친구도, 저자리에서 꼼짝않고,
움직이지 않는다. 정말 대단하기도 하고, 부럽기도 하고.


1번 대기자이다. / 사진을 부탁했더니 쑥스러운듯 / 인터뷰중

1번 대기자와의 인터뷰
이름을 물어보았는데, 잊어버렸다. 1번 대기표와 함께 촬영하는 사람들도 있고, 내가 사진 좀 찍겠다고 하니까
무척 쑥스러운 듯… 어색한 포즈를 취해 주었다. 역시 경험이 많은 사람인 듯, 준비가 꽤 철저하다. 침낭, 배낭 등등.
오타쿠 이미지와는 많이 다른 외모. 당연히 TV 취재도 끊이지 않았다. 밤새는 동안 세 팀이 다녀갔다.


리포터는 TBS의 아오키 유우코 라고 한다. 나도 나중에들은 얘기다. ^^

오늘의 주인공은 우리다
거의 2년~3년 마다 반복되는 이 특별한 날의 주인공은 당연히 우리다. 모든 매스컴들의 관심, 일반인들의 관심을
한번에 짧고, 굵게 받아버린다. 그래서 잠시나마 즐겁다. 아마, 이 글을 보시는 많은 분들, 조금 나이드신분들 께서는
혀를 끌~ 끌~ 차실지 모르지만, 진짜 하나만은 확실하다. 오늘 만큼, 우리는 이 世界의 중심이다.


조금씩 지쳐가는… 그래도 끈질기게 게임 삼매경인 많은 게이머들을 볼 수 있다

11월 11일 04시47분
바로 내 뒤에 있던 녀석(가운데 좌측 NDSL하는...). 표정하나 변하지 않고 꼬박 저 자세로 네 시간 이상을 견디고
있다. 모두들 조금씩 지쳐만 간다. 하지만 그런 우리들에게 힘이 되어주는 것은 역시 게임이다.


외국인 그룹들, 혼자 온 사람도 있고 친구와 함께 온 사람도 있다 (모두 도쿄 거주)

다양한 모습의 사람들
일본인, 중국인 뿐 아니라, 다양한 인종의 사람들이 모였다. 한국인은 못 본 것 같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이곳에 루리웹(국내 게임 커뮤니티)에서 몇 분이 PS3 구입을 위해 이곳에 왔다고 한다. 미리 이 사실을
알았더라면 만나서 얘기도 좀 하고, 좋은 시간 보낼 수 있었을 텐데…


물론 평범하지는 안지만 같은 생각을 갖은 사람과의 이야기, 즐겁지 않은가?

즐거움은 먼 곳에 있는 것이 아니다
일반인들에게도, 우리들에게도 지금 이 상황은 그렇게 쉬운 일이 아닐 것이다. 그래도 그것을 어떻게든 지나고
나중에 보면, 분명 작지만, 남들이 가지지 못하는 좋은 경험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그래서 즐겁다.
작은 이야기일지라도(그냥 이름, 좋아하는 게임 정도 물어보는 수준의 일본어 일지라도…) 즐겁다.


게이머는 아닐 것 같은데...누구의 부탁을 받은 걸까? 이어폰으로 봐서는 그냥 노숙자 같지는 아닌 것 같은데…

앞으로 이십 년…
잠시 앉아서 눈을 좀 붙이고 일어났다. 불현듯 이 아저씨를 보고 내 미래를 생각해 보게 되었다. 내 20년 후의
모습은 어떨까? 어쩌면 이 아저씨처럼 그때가 되어서도 이렇게 밤새는 일이 종종 있을까? 하는 즐거운 상상 말이다.
물론, 이 아저씨는 누구의 부탁을 받았거나, 돈을 받고 기다리는 것인지는 모르지만…


조금 지치지만, 그래도 이것도 다 추억이다. 신난다~

젊다는 것…
솔직하게 객관적으로, 현재 지금 지하 4층의 상황에서 내 나이는 젊다라고 말하기엔 좀 부담이 되는 나이다.
예전에 10년만 젊었어도 하던 어르신들의 말이 실감난다. 그래도 이렇게 잘~ 견디고 있는 걸 보면, 아직까지
무리는 아닌 듯 싶다. 나름대로 생각은 젊게 살고 있다고 자신하지만…


진지하게 독서를 하고 있는… / 정리권 기념사진 (아들이조금 지쳐보이네요.)

다양한 우리들의 모습
게임기를 소지한 사람이 대부분 이지만, 독서를 하는 사람, 음악을 듣는 사람, 나처럼 계속 사진을 찍는 사람,
그냥 무조건 자는 사람, PC로 과제를 하는지 계속 노트북이 뚫어지도록 뭔가를 하는 사람… 다양한 사람들을 만났다.
원래 워크샵을 가지 않았더라면 만들다 만 건프라(MG RX-178 v2.0)를 가져와서 조립하려고 했다. <-이런생각을 하는 나는 정말....-.-


노트북을 들고 온 사람도 무척 많았다는… / 1800번 대이다. (내 뒤로 500여명이 더 있다는 것…)

다양한 우리들의 모습, 우리들의 기분...
워크샵을 가지 않았더라면, 첫 번째로 정리 권을 받을 수 있었을 지도 모르겠다. 10일 아침부터 와서 기다릴
작정이었으니까. 그러면 인터뷰도 하고, TV에도 나가고, 뭐 지금 보다 좀더 즐거운 경험이 될 수도 있었을 텐데…
그래서 조금 아쉽기는 하다.


집중력 대단한 게이머. 지금 프로그래밍 중 / 간혹 이렇게 미인 게이머들도 있다

시간은 흐르고…
이제 어느덧 시간이 흘러 오전 6시를 넘었다. 여전히 우리들의 모습은 그대로다. 자거나, 책을 읽거나, 게임을
하거나, 옆 사람과 잡담을 하거나, 사진을 찍거나…이제는 주위 사람들의 얼굴도 익히게 되었고, 물론 말은 잘 안
통하지만, 그냥 느낌 정도는 알 수 있을 정도가 되었다.


PS3는 20기가짜리와, 60기가짜리 두 종류로 발매된다. 선택제품에 따라 번호가 다시 부여됨

11월 11일 06시28분
이제 30분 후면 PS3판매가 시작되고, 이후 또 한 시간 정도 지나면, 내 품에 PS3를 안을 수 있게 된다.
여전히 누구에게나 바보 같은 짓이라고 생각되는 오늘 하루의 짧은 경험이지만, 아마도, 다시는 만나지 못할
많은 1,800명의 모든 사람과 함께 할 수 있어서, 그냥 마냥 어린 아이처럼 좋을 뿐이다.


최종 부여 받은 로쿠주(60)기가 와리코미 1133번이다

가장 바보 같은 짓…
이 世界에는 똑똑하고, 잘난 것으로만 되지 않는 뭔가가 있다고 믿는다. 가장 바보 같은 짓이 위대한 일일 수도,
좋은 일일 수도, 즐겁고, 행복한 일일 수도 있다. 마음 저 깊은 것에서부터 그런 뭔가가 조금씩 움직이는 것 같다.
여전히 파판(파이널판타지)음악을 들으면 눈물이 난다. 근데 가요는 아무리 내용이 슬퍼도 눈물이 안 난다.


7시. 판매가 시작되었고, 줄 서고 거의 11시간 반이 지나서 PS3를 만져볼 수 있게 되었다

11월 11일 08시18분
신기하다. 기쁘기도 하고, 이상하게 뭔가 아쉽기도 하다. 정말 미묘하다. 일본에 와서 이런 기분은 처음이다.
너무 힘이 들어서 정신이 몽롱해진 탓일까? 모두들 피곤하지만, PS3를 손에 든 모습은 한없이 밝기만 하다.
おつかれさまでした (수고하셨습니다).


공교롭게도 밖으로 나오면서 바로 비가 내려서, 비를 좀 맞았지만 그래도…

마지막 시련? 비가 오다
돈을 지불하고, 아키바를 나오는데, 막 비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오늘의 마지막 시련인가? ‘서유기’에서 삼장일행이
불경을 가지고 돌아오는 길에 마지막 108번째 시련인 큰 비, 해일을 만난다. 불현듯 그 생각이 났다. 지하철에서
비 쫄딱 맞고, 지저분하고, 한손에 큼직한 PS3 박스를 든나의 화려한 몰골(?)을 바라보는 시선이 많이 따갑긴 해도,
나는 그들에게 그냥 웃는 모습을 보여줄 수 있었다.


그래. 플레이스테이션이기 때문이다. 그들과 함께 한 이상하지만, 즐거운 경험은 평생 잊지 못할 것이다.

왜 이런 고생을 사서 하십니까?
만약에 누군가가 나에게 이렇게 물어보았다면 나는 이렇게 대답할 것이라고 확신한다.

“다른 이유는 없습니다. 플레이스테이션 이기 때문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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